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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

오싹한 연애, 박은빈 파혼 선언에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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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밤 안방극장의 무게중심이 완전히 옮겨갔다. tvN 토일드라마 '오싹한 연애'가 방영 5주 차에 접어들면서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쓸어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6일 방송된 10회는 전국 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고, 같은 시각 온라인에서는 여주인공의 파혼 선언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7월 18일 첫 방송 당시만 해도 '귀신 보는 상속녀'라는 설정이 다소 낯설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는데, 한 달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흥미로운 건 이 드라마의 상승세가 종영을 코앞에 두고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12부작 드라마는 중반 이후 이탈이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오싹한 연애'는 오히려 후반부로 갈수록 숫자가 올라가는 흐름을 만들었다. 여기에 넷플릭스를 통한 해외 유입까지 겹치면서, 국내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보기 드문 동시다발적 확산이 일어나고 있다.
남은 회차가 단 두 편이라는 사실이 지금의 열기를 더 뜨겁게 만드는 중이다.

자체 최고 7.3%, 10회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지난 16일 방송된 10회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평균 7.3%, 순간 최고 8.2%를 기록했다.
수도권 성적도 평균 7.3%, 최고 8.3%로 사실상 같은 수준이었는데, 이는 수도권 편중 없이 전국에서 고르게 시청됐다는 뜻이라 제작진 입장에서는 더 반가운 지표다. 이 수치로 '오싹한 연애'는 전국과 수도권 양쪽에서 자체 최고 기록을 동시에 경신했다.
동시에 5주 연속으로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을 통틀어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회차별 흐름을 따라가 보면 상승 곡선이 더 뚜렷하게 보인다. 8월 9일 방송된 8회가 전국 6.2%로 당시 자체 최고를 찍었고, 15일 9회는 6.1%에 순간 최고 7.6%를 기록하며 정점 구간을 넓혔다. 그리고 하루 뒤 10회가 평균값 자체를 7%대로 끌어올렸다.
4주에 걸쳐 1%포인트 넘게 올라온 것인데, 요즘처럼 본방송 시청 습관이 흩어진 환경에서는 결코 작은 폭이 아니다.

숫자를 밀어 올린 건 결국 10회의 전개였다. 천여리는 그토록 벼르던 주주총회에서 승리를 거머쥐지만, 그 직후 마강욱에게 파혼을 통보한다. 원하던 것을 손에 넣은 바로 그 순간 가장 소중한 관계를 스스로 끊어내는 구조라, 시청자 입장에서는 환호와 탄식을 한 회 안에서 연달아 겪게 된다. 방송 직후 커뮤니티에는 "이겼는데 왜 이별이냐"는 반응과 "지키려고 밀어낸 것"이라는 해석이 팽팽하게 맞섰다.

승리의 순간에 놓아버리는 선택. '오싹한 연애' 10회가 남긴 건 결말이 아니라 더 큰 물음표였다.

제작진은 11회 예고를 통해 또 한 번의 위기를 예고했다. 총 12부작이니 이제 남은 건 단 두 회차, 파혼의 진짜 이유와 두 사람의 결말이 사실상 같은 자리에서 풀리게 된다. 후반부 두 회에 모든 실마리가 몰려 있다는 점에서, 마지막 주말 시청률이 한 번 더 뛸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 8회(8월 9일) — 전국 6.2%, 당시 자체 최고 경신
  • 9회(8월 15일) — 전국 6.1%, 순간 최고 7.6%
  • 10회(8월 16일) — 전국 평균 7.3%, 순간 최고 8.2%

 

 

손을 맞잡아야 단서가 보인다는 설정의 힘

'오싹한 연애'의 로그라인은 단순하다. 귀신을 보는 재벌 상속녀와, 세상에서 귀신을 가장 무서워하는 열혈 검사가 만나 사건을 파헤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이 작품만의 장치가 하나 붙는데, 두 사람이 손을 맞잡았을 때에만 사건의 단서가 보인다는 규칙이다.
초자연적 능력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지 않고 둘 사이의 접촉이라는 조건을 걸어둔 것인데, 이 한 줄이 드라마 전체의 문법을 결정했다.

이 설정 덕분에 로맨스와 수사가 따로 놀지 않는다. 보통 장르 결합물은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멜로가 멈추고, 멜로가 진행되면 사건이 뒷전으로 밀리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손을 잡는 행위 자체가 수사 도구이자 감정의 진전이라, 한 장면이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한다. 두 사람이 가까워질수록 사건이 풀리고, 사건이 풀릴수록 서로에게서 물러설 수 없게 되는 구조다.

공포 요소를 다루는 방식도 영리하다. 귀신을 보는 쪽은 이미 익숙해져서 담담한데, 정작 겁에 질리는 쪽은 법정에서 물러섬 없는 검사다. 무서움을 감당하는 사람과 무서움을 무서워하는 사람의 온도 차가 그대로 코미디가 되고, 그 웃음이 오컬트 특유의 서늘함을 눌러준다. 덕분에 공포물에 약한 시청자도 부담 없이 따라올 수 있는 진입 장벽이 만들어졌다.

템포 조절도 이 설정 위에서 이뤄진다. 손을 잡는 순간에만 정보가 열리니, 작가는 언제 두 사람을 붙이고 언제 떼어놓을지만 결정하면 극의 속도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갈등이 필요하면 물리적으로 거리를 벌려 단서를 끊어버리고, 진전이 필요하면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는 식이다. 10회의 파혼 통보가 그렇게 큰 파장을 만든 것도, 그것이 단순한 이별 선언이 아니라 사건 해결의 유일한 통로를 스스로 닫아버린 행위이기 때문이다. 감정의 위기와 수사의 위기가 같은 사건 하나로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인 셈이다.

배역 자체도 대비가 선명하다. 박은빈이 맡은 천여리는 국내 굴지의 재벌가 상속녀이자 레이나 호텔 대표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대신 늘 혼자여야 했던 인물이다. 반대로 양세종이 연기하는 마강욱은 서울지검의 에이스 검사지만 초자연적인 것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가진 것과 두려워하는 것이 정확히 엇갈리는 두 사람이라, 함께 있을 때만 완성되는 관계가 설득력을 얻는다.

화제성 1위와 넷플릭스 44개국, 숫자가 말해주는 것

시청률만 오른 게 아니다. 콘텐츠 영향력 조사업체 펀덱스 집계에서 '오싹한 연애'는 8월 들어 TV 드라마 화제성 정상에 올랐다.
출연자 부문에서는 박은빈이 드라마·비드라마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고, 양세종이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작품과 배우가 나란히 상위권을 점유하는 건 팬덤 화력이 아니라 일반 시청자 유입이 넓게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해외 성적표는 더 눈에 띈다. 넷플릭스 공식 집계 기준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부문에서 3위에 올랐고,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TOP 10 안에 진입한 국가와 지역은 모두 44곳에 달한다.
국내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 중인 12부작 로맨스물이 동남아를 넘어 수십 개 시장에서 동시에 소비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확산에는 소재의 힘도 작용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콘텐츠가 무속과 귀신, 사후 세계 같은 동아시아적 정서를 세련된 장르 문법으로 포장해 내놓으면서 해외 시청자에게 하나의 브랜드처럼 자리 잡았다.
'오싹한 연애'는 여기에 재벌가 경영권 다툼과 검사의 수사물이라는 익숙한 한국 드라마 코드를 얹었다.
낯선 정서와 익숙한 구조를 한 그릇에 담았으니 진입도 쉽고 몰입도 빠르다.

배우 개인의 화제성이 함께 올라간 점도 짚어둘 만하다. 박은빈은 이미 여러 차례 흥행작을 통해 넓은 시청층을 확보한 배우지만, 이번에는 능력을 가진 대신 늘 혼자였던 인물의 고립감을 밝은 톤 안에 숨겨두는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양세종 역시 진지한 수사물 톤과 겁 많은 인물의 코믹함을 한 장면 안에서 오가야 하는 까다로운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두 사람이 출연자 화제성 1위와 2위를 나란히 가져간 건 특정 배우의 팬덤이 아니라 작품 자체가 인물 조합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화제성과 시청률이 함께 움직이는 건 생각보다 드문 일이다. 온라인에서 아무리 회자돼도 본방송 숫자로 이어지지 않는 작품이 훨씬 많고, 반대로 조용히 고정 시청층만 지키는 경우도 흔하다. 두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5주 내내 올라갔다는 건 화제가 유입을 만들고 유입이 다시 화제를 만드는 선순환이 걸렸다는 의미다. 이 흐름이 마지막 주말까지 유지된다면 자체 최고 기록은 한 번 더 바뀔 가능성이 크다.

 

 

옹성우가 만든 삼각 구도와 남은 두 회차

이 드라마의 긴장을 한 겹 더 두껍게 만든 인물이 옹성우가 연기하는 강민환이다.
국내 굴지의 CL 호텔&리조트 그룹 후계자이자 CL 레이먼드 호텔 대표로, 천여리와는 같은 업계에서 맞붙는 경쟁자인 동시에 사적으로도 얽혀 있는 위치다. 단순히 사랑을 두고 다투는 연적이 아니라 경영권이라는 실질적 이해관계까지 걸려 있어, 그가 등장할 때마다 로맨스와 비즈니스가 동시에 흔들린다.

덕분에 삼각 구도가 감정 소모로만 흐르지 않는다. 흔한 구조라면 남자 주인공 둘이 여자 주인공의 선택을 기다리는 그림이 되지만, 이 작품에서는 천여리 쪽이 판을 주도한다. 10회의 주주총회 승리가 그 정점이었고, 파혼 통보 역시 누군가에게 떠밀린 결정이 아니라 스스로 내린 판단이었다. 여성 주인공이 사업과 관계 모두에서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 요즘 시청자 정서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남은 두 회차의 관전 포인트는 비교적 선명하게 정리된다. 파혼이 진심인지 아니면 상대를 지키기 위한 위장인지, 주주총회 이후에도 경영권 위협이 완전히 걷힌 것인지, 그리고 손을 맞잡아야만 작동하는 능력이 결말에서 어떤 방식으로 매듭지어질지가 핵심이다.
특히 세 번째 항목은 이 드라마의 세계관 자체를 닫는 문제라, 로맨스 결말보다 오히려 더 큰 변수로 꼽힌다.

  • 파혼의 진의 — 이별 통보가 보호를 위한 선택이었는지 확인되는 지점
  • 경영권의 향방 — 주주총회 승리 이후 남은 위협과 강민환의 다음 수
  • 능력의 결말 — 맞잡은 손이라는 설정이 어떻게 마무리되는가
12부작이라는 짧은 호흡은 늘어짐을 막았지만, 동시에 마지막 두 회에 모든 부담을 몰아줬다.

결국 '오싹한 연애'는 잘 짜인 설정 하나가 작품 전체를 얼마나 멀리 끌고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을 듯하다.
귀신이 보이는 상속녀라는 다소 만화적인 출발점에서 시작했지만,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규칙 하나로 로맨스와 수사와 코미디를 한 줄에 꿰어냈다. 마지막 회의 완성도에 따라 평가는 갈리겠지만, 방영 내내 우상향 곡선을 그려낸 것만으로도 올여름 주말극의 승자는 이미 정해진 셈이다. 남은 두 회를 기다리는 주말이 유난히 길게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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